이렇듯 진실이란 그 상황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잘보이지 않던 사실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그 순간에는 자신의 감정이 안개가 되어 깊은 진실을 내다지 못하지만 그 감정의 순간들을 지나칠수록 더욱 멀리 내다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사이의 관계도 이러한 감정의 안개 때문에 시간이 지나서야 서로 오해가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얼마나 어리석은가. 사소한 어긋남조차 큰 실수가 되어버리고는 이미 다 지나간 일에 후회하는 것이.
이런 감정의 안개를 걷어내기 위해서 나는 하루에 30분정도 명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사실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명상을 하는 순간만큼은 내가 자유로워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말하는 명상이란 잡념을 없애는 것이다. 혼자서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것이다. 그리고는 우주에 놓여진 나 자신을 있는 그대로 느낀다.
"코끼리 생각을 하지 말아라." 라고 하면 코끼리가 떠오르듯이 잡념들을 지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특히나 저녁에 자기위해 침대에 누우면 이생각 저생각 저절로 떠오르기 마련이다. 몇년동안 명상을 하면서 잡념을 없애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가 생겼다. 우선 코끼리같은 한가지 대상을 정한뒤, 그 대상을 강하게 떠올린다. 그러면 나머지 생각들은 자연스레 수그러들고 그 대상만이 머릿속에 남았을때, 그 대상을 지워낸다면 내 머리속은 마침내 새하얀 백지 상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대상을 정하고 지워내는 반복연습이다.
주식을 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감정의 역할이 꽤나 크다고 생각한다. 잠시 승리의 기쁨을 느끼고 나면 뭐든 될 것이라는 도취감에 빠지게 된다. 후에 승리의 흥분이 식은 후 생각해보면 어리석기 그지없는 행동들을 그 순간에 해버리는 경우가 초기에 있었다. 생각했던 대로 되지않는 경우에는 당황하거나 안절부절못하여 성급한 결정을 해버리는 경우도 적지않다. 몇 번의 실수를 겪고 나니 깨달은 것은 이러한 감정들을 잘 컨트롤 하기만 하더라도 꽤나 훌륭한 트레이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감정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기준에 의해서 판단하는 것이다.
이렇게 지나가는 생각을 글로 적으면서 느끼는 것은 나는 별로 글쓰는 거에 소질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글의 목적이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전달하는 것인데(정보도) 간결한 문장으로도 느낌을 잘 전달하는 글이 있는 반면에 나는 글을 너무 추상적으로 쓰는 것 같다. 글을 쓴 나조차도 나중에 내글에 잘 공감할 수 없거나 무슨말인지 잘 이해할 수 없으니까. 어쩌면 남들이 이해하지 않기를 원해왔기에 무의식적으로 글쓰는 습관이 그렇게 발달한 것일지도 모른다. 즉, 애초에 글로써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엔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다. 나도 머릿속에 있는 말을 멋드러지게 써낼 수 있는 글쏨시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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